StepStone
블로그/제작 노트

2026.09.15.

좋은 학습 도구는 왜 독서실처럼 조용해야 할까

좋은 YouTube 강의를 가져와 다른 것에 방해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는, 조용한 독서실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YouTube 강의를 위한 조용한 독서실이라는 문구와 함께, 단정한 학습 공간에서 강의 화면을 바라보는 Mina 일러스트


StepStone을 처음 생각했을 때 거창한 학습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원했던 모습은 훨씬 단순했습니다.

YouTube에서 좋은 강의를 하나 찾았다면, 그 강의를 가져와 조용히 앉아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원했던 것은 온라인에 있는 작은 독서실에 가까웠습니다.

YouTube에는 좋은 강의가 많지만, 강의를 보러 들어간 순간에도 주변에는 계속 다른 것들이 함께 있습니다.

추천 영상도 있고, 쇼츠도 있고, 평소 즐겨보던 콘텐츠도 있습니다.

그것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오늘 한 시간은 일본어를 공부하겠다고 정했다면, 그 한 시간만큼은 다른 것들이 조금 조용해졌으면 했습니다.

좋은 강의를 독서실로 가져오고 싶었다

독서실에 가는 이유는 그곳에 특별한 책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책은 집에도 있고 도서관에도 있습니다.

그래도 굳이 독서실에 가는 것은, 자리에 앉은 순간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분명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상이 있고,

공부할 것이 있고,

주변에는 나를 다른 곳으로 끌고 가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StepStone도 그런 역할을 했으면 했습니다.

좋은 강의 자체는 이미 YouTube에 있으니 새로운 강의를 만들 필요는 없었습니다.

대신 그 강의를 가져와서,

지금 보고 있는 강의에 집중하고,

하나를 끝내면 다음 강의로 넘어가고,

중간에 멈췄다면 다시 돌아와 이어서 볼 수 있는 공간.

저에게는 그 정도가 먼저 필요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더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좋은 콘텐츠를 조용히 배울 장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의 StepStone은 아직 꽤 투박하다

물론 지금 StepStone을 완성된 독서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필요해서 하나씩 만들기 시작한 서비스이고, 처음부터 모든 화면과 기능이 정교하게 설계된 것도 아닙니다.

사용하다 보면 어색한 부분도 있고,

조금 더 단순했으면 하는 곳도 있고,

굳이 이렇게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부분도 생깁니다.

저도 직접 사용하면서 그런 것들을 계속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기능이 동작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부분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더 넣을지보다,

무엇이 없어도 되는지,

어떻게 하면 지금 학습하고 있는 것만 조금 더 자연스럽게 보이게 할 수 있을지를 더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학습 도구도 결국 오래 쓰다 보면 무엇을 더 넣을지보다, 무엇이 없어도 되는지가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더 조용하게 만들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StepStone을 다듬는 방향도 기능을 계속 늘리는 것만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필요한 기능은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진도도 보여야 하고,

어디까지 학습했는지도 남아야 하고,

다음 강의로 이어지는 흐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기능들이 앞다투어 사용자의 시선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StepStone에 들어왔을 때

“여기에는 뭐가 있지?”

보다

“아, 내가 이걸 공부하고 있었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면 합니다.

아직은 제가 생각하는 모습까지 가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방향만큼은 분명합니다.

좋은 강의가 있는 곳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찾은 좋은 강의를 조용히 배울 수 있는 작은 독서실 같은 공간.

StepStone을 앞으로도 그런 곳에 조금씩 더 가깝게 만들고 싶습니다.